올해 1월, 새해라서 마음 굳게 다짐하며 세운 계획들이 가득한데,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해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또, 어김없이 돌아온 추석이다.
멍멍군 퇴근 시간 맞춰서 추석 차례 음식 장 보러 마트 다녀왔다.
형님(멍멍군 누나)이 과일과 고기는 사 오시겠다 해서
다 빼고 장을 봤는데도 10만원은 우습게 넘어간다. 물가가 무섭다.
[나도 호칭을 좀 더 편하게 바꿔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데,
입에 붙어버린 형님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네]
본격적인 명절의 시작, 30일. 수요일! 늦잠 자고 싶었는데 습관이 무섭다고, 눈은 왜 그렇게 일찍 떠지는지.. 결국 털고 일어나 커피 한잔, 토스트 하나 해 먹고 시작!
전부터 부치기. 새우전, 동그랑땡, 애호박전. 비닐봉투에 부침가루 넣어 섞어주고, 계란 옷 입혀서 부치면 완성.
항상 차례는 멍멍군과 나 둘이서 지내왔기에-
양은 적게, 최대한 적게 한다.
그래도 남아서 냉동실로 들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차례상에 올릴 만큼만, 딱!
이번에는 양 조절 잘한 거 같아 스스로 뿌듯하다.
그리고, 나물 무치기.
나물은 그때그때 바뀐다.
단, 색은 3가지로! (왜 그런지 모르겠으니 나물 색깔은 3가지가 다 다르게 올라간다)
도라지는 굵은소금으로 박박 닦아 쓴 맛을 빼주고, (굵은 소금으로 어느 정도 간이 배니까 볶을 때 간 조절 잘하기) 기름에 볶고, 파 솔솔 뿌려 완성.
데친 고사리라서 먹기 좋게 잘라서 양파와 같이 볶아낸다. 간장과 소금으로 같이 간하기. 마무리는 파, 깨 솔솔.
취나물도 데친 거지만, 무르고 색이 변한 것도 있어서
물로 한번 헹구면서 골라냈다.
양파 썰어 같이 볶아 소금으로 간하고- 역시 마무리는 파, 깨 솔솔.
소고기 뭇국은,
소고기 핏물 빼고, 물에 넣어 팔팔 삶아준다. (생강 있으면 넣기)
푹~ 오래 삶아야 고기가 부드럽다.
40분 정도 삶아낸 후, 고기는 먹기 좋게 찢어 놓는다.
적당히 썰어 놓은 무 넣어 한번 더 팔팔 끓여내면 완성이다.
간은 간장으로-
이젠 나머진 추석 아침에 준비하면 끝.
올 추석에는 형님까지 세 명이서 차례를 지냈다. 자주 못 만나니 이런 시간도 좋다 :)
명절을 잘 보내고, 마무리는 옥상 외식.
캠핑 간 기분 내자며 숯불에 고기 구워 먹기로-
신난다!!!!
나는 반찬거리 챙겨 올라가기로 하고, 멍멍군이 먼저 올라가 숯불 만들었다.
반찬 챙기다 보니 챙겨 갈게 한두 개가 아니네? ㅋㅋㅋ
늦게 올라와서 불이 다 꺼졌다고 꿍시렁-
별거 없지만 고기만으로도 한상 거하다. ㅋㅋ
김치, 파절이, 장아찌 등등.
형님이 사 온 비싼 한우가 열 일했다.
숯불에 구우니 진짜 맛있다ㅠㅠㅠㅠ
또 먹고 싶다.
술이 빠지면 아쉽지.
청하를 사 올까 하다가 차례 지내고 남은 차례 주로 해결.
세상에,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 싶게 너무 맛있게 먹은 저녁.
소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육즙 가득 촉촉하니 고기의 맛이 살아 있다.
이번 명절에는 아무 데도 안 가고 집콕 예정이었는데,
옥상에서 즐기는 저녁이 외식 같기도 하고, 놀러 간 거 같기도 하고,
숨통을 트여줘서 좋다.
게다가 구름이 어찌나 이쁘던지.
양떼구름을 제대로 감상했다.
파란 하늘 위에 하얀 양떼구름이 둥둥, 늬엇늬엇 저무는 해.
붉게 물든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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